2017년 9월 26일 화요일


◆ 한진중공업그룹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빅조선소가 노사 갈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현지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소재 수빅조선소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지난해부터 정상화에 올인하고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자칫 지난해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8일 한진중공업과 외신 등에 따르면 수빅조선소 노조 설립 추진단은 최근 한진중공업 사측과 필리핀 정부의 국가조정 및 중재위원회에 파업 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수빅 조선소에는 18개의 하청업체가 있는데, 하청업체에는 모두 노조가 설립돼 있다. 그러나 수빅조선소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노조는 설립돼 있지 않다.

수빅 조선소에는 300명 가량의 한국인과, 3만3000명의 필리핀 현지인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필리핀 현지법인이 등록됐고, 2015년에는 클락슨리포트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위 조선소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건조 선박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작년 5월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부산 영도조선소는 특수선 전문소로, 수빅조선소는 상선 전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안을 낸 바 있다. 영도 조선소는 작업장이 좁아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건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수빅조선소의 경영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 설립이 추진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해 35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315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6월 570억원, 7월 227억원의 운영자금이 한진중공업에서 수빅조선소에 대여되기도 했다. 적자 지속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대했던 인건비 절감 효과도 낮은 생산성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까지 설립될 경우 경영 정상화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수빅조선소 노동자들은 한국인 상사들이 부당 노동 관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베르토 플로레스 필리핀 노동조합총협의회 회장은 필리핀 언론 마닐라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수빅조선소 노동자의 90% 이상이 노조설립에 동의했다. 한진중공업측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만큼 이번에 노조설립 선거를 놓고 합의해주지 않는다면 파업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14일 "필리핀 수빅 조선소 파업에 관한 보도 때문에 한진중공업의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언론 보도와 달리 파업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 7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앞서 언론들은 수빅 조선소 18개 협력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가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3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파업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주가는 22% 하락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빅 조선소 파업은 사실이 아니다"며 "마닐라타임즈 기자가 필리핀 노조 협의회 의장과 인터뷰한 후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왜곡한 내용을 보도했고, 이 기사가 인용보도 되면서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는 단체 교섭권을 가진 공식 노조 자체가 없다"며 "각 협력업체별 지부 성격의 단체는 있으나 파업을 할 수 있도록 조직화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정식 노조가 설립되기 위해서는18개 하청업체 회사별로 현지 전체 근로자의 50% 이상 참석해 그 중 50%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3만3000명의 현지 근로자 중 3만명이 노조에 가입해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는 판단이다. 현지 근로자 수는 2만2000명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양 연구원은 "회사가 필리핀 노조 협의회 의장을 직접 면담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수빅 조선소 파업 문제가 단기적인 잡음으로 끝나는 만큼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라는 조언이다.

양 연구원은 "현재 수빅 조선소는 이상 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1조2000억원 가치의 영도 조선소 매각·개발 상승동력도 있는 만큼 이번 헤프닝으로 인한 조정이 매수 기회다"라고 했다.

한진중공업은 계열회사인 필리핀 현지법인 ‘HHIC-Phil Inc.’에 791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당사가 보유한 HHIC-Phil Inc.에 대한 미회수 대여금을 HHIC-Phil Inc.의 자본으로 출자전환하는 것”이라며 “HHIC-Phil Inc.의 자본금 증가 없이 주식발행초과금(APIC) 증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리핀 내 기업 출자전환은 신주발행 방식 또는 주식발행초과금(APIC) 증가 방식을 사용할 수 있으나 간략한 절차와 짧은 소요기간 및 적은 비용이 소요되는 APIC 증가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며 “출자전환을 통해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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